곰팡이란 ?

작성자 : eunsungfc    작성일시 : 작성일2007-12-28 16:27:01    조회 : 15,454회   
곰팡이, 박테리아, 바이러스
촉촉한 대지를 적신 후 숲 속을 걷다보면 아름다운 색을 발하며 땅에 피어난 커다란 버섯들이 눈에 들어온다. 만일 외딴 곳에서 혼자 갖가지 버섯에 둘러싸여 있다면 버섯이 요정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더욱이 독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버섯은 독특한 향기를 내는 고급 음식으로 사랑 받는다.
그러나 버섯이 곰팡이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면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곰팡이는 음식을 상하게 만들고, 지저분한 곳에 숨어 있으며, 때때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곰팡이는 음식을 감칠 맛나게 하고 불치병을 낫게 하는 명약을 만들기도 한다.

곰팡이는 학술용어로 균류 또는 진균이라 부른다. 흔히 “균”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을 떠올린다. 하지만 병원성 미생물에는 곰팡이 외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이들 모두를 통틀어 ‘병균’이라고 한다.

󰂎 병원균의 분류
생물은 크게 원핵생물과 진핵생물로 구분된다. 진핵생물을 사람의 세포처럼 유전자가 핵막으로 둘러싸인 동그란 핵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이에 비해 원핵생물은 핵막이 없고 몇 가지 소 기관이 결여된 자격미달의 생물이다.
“박테리아”는 대표적인 원핵생물이다. 다른 말로 세균(細菌)이라고 하는데 균(곰팡이)보다 훨씬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곰팡이”는 진핵생물이고, 생긴 것 또한 특이하다. 곰팡이의 기본구조는 길다란 실 모양(균사)이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는 대부분 이렇게 긴 형체를 갖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흥미롭게도 원핵생물도 진핵생물도 아니다. 유전자와 단백질로만 이뤄진 이 단순한 병원체가 과연 생물이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 곰팡이의 성질
곰팡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던 시절, 학자들은 곰팡이를 식물에 포함시켰다. 식물세포를 동물세포와 구분 짓는 커다란 특징인 세포벽을 곰팡이가 가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식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증거들이 제시되었다.
우선 곰팡이는 엽록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한 세포벽의 성분이 다르다. 식물의 세포벽은 셀룰로오스로 이뤄졌지만 곰팡이 세포벽의 주성분은 키틴질(갑각류나 절지동물의 바깥골격을 이루는 성분)이다. 또한 곰팡이의 유전자가 식물보다 동물과 더 비슷하다고 한다.
곰팡이의 종류는 10만 여종에 이르지만 크게 분류해서 부생성(죽은 생물에서 영양분을 얻는 종류)과 기생성(살아있는 생물을 먹이로 삼는 종류)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곰팡이는 “부생성”이다. 극히 소수에 불과한 “기생성” 곰팡이로는 무좀을 비롯한 각종 피부병을 일으키는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 곰팡이의 번식법
곰팡이는 “무성생식”(혼자서 새로운 개체를 만듦)과 “유성생식”(다른 곰팡이와 만나 자식을 생산)을 번갈아 하거나 어느 한쪽만 선택하기도 한다.
무성생식은 단기간에 많은 자손을 낳을 수는 있지만 무성생식만 반복하다 보면 자식의 유전자는 어머니와 동일할 수밖에 없어 환경변화에 생존하기 어려워진다.
예로서 빵과 술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효모는 몸의 일부를 떼어내는 방법으로 무성생식을 하다가 적당한 조건이 갖춰지면 다른 효모의 포자와 융합한다.

병 주는 곰팡이
1960년 영국에서 사료를 잘못 먹은 칠면조 10여만 마리가 집단떼죽음을 당했다. 사료에는 브라질에서 생산된 땅콩이 섞여 있었다. 수입사료를 먹은 지 1주일만에 벌어진 “칠면조X질병” 사건의 원인은 곰팡이에 의해 오염된 브라질산 땅콩이라고 밝혀졌다. 흥미로운 것은 병을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은 곰팡이 자체가 아니라 곰팡이가 분비한 독소라는 것이다.
곰팡이 독소는 사람에게 이중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먼저 작물이 자라는 동안이나 수확된 이후 질병을 일으켜 품질을 떨어뜨리거나 수확량을 감소시킴으로써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동시에 곰팡이 독소는 식물에 축적돼 먹이사슬을 통해 육류와 어류에 전달되고 결국 사람에게 급‧만성 질병을 일으킨다.

󰂎 농작물을 오염시키는 곰팡이
독소는 화학적으로 안정하기 때문에 가공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
칠면조의 죽음에 원인은 아스퍼질러스가 만든 독소 아플라톡신이었다. 현재 까지 천연물 가운데 가장 적은 양으로 간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독소로 조 로 열대나 아열대 지방과 같이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콩, 면실, 견과류와 같은 농산물에서 흔히 검출된다.
또, 후사리움 곰팡이가 만들어 내는 독소인 후모니신은 동물마다 다양한 증 세를 일이키는데 이 독소에 오염된 옥수수를 말이나 당나귀가 먹으면 대뇌 백질이 녹아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후사리움 곰팡이의 일부는 트리코세신이라는 독소를 분비해 설사, 구토, 소화 기관의 출혈, 피부독성을 일으킨다. 한국의 경우 1963년 남부지방에서 밀과 보리의 수확량을 40-80% 감소시켰다.

󰂎 곰팡이가 원인인 질병
가장 고전적인 곰팡이 질환은 피부병이다. 소를 키우는 목동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소버짐은 보기에도 흉측스러울 뿐 아니라 몹시 가려워 견디기 힘들다.
또한 동네의 깨끗하지 못한 이발소에서 소독되지 않은 이발기 때문에 까까중 머리 한복판에 허연 반점이 생기는 것(기계충)도 곰팡이다 원인이다.
여름철에 자주 볼 수 있는 무좀은 발가락 사이의 상처, 그리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양말이나 신발 탓에 생긴다.
특히 에이즈 환자에게 곰팡이는 치명적이다. 흔히들 에이즈 환자는 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의해 사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HIV가 곰팡이에 대한 면역력을 상실시킴으로써 결국은 곰팡이에 의해 사망하는 것이다.
몸이 허약한 사람이라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도 경계의 대상이 된다. 비둘기의 똥에 존재하는 수많은 곰팡이가 몸이 약해진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체에 무해한 곰팡이도 불결한 환경이나 인간의 부실한 영양상태의 틈을 타서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주변을 청결히 하고 건강을 유지하면 곰팡이의 침입기회를 사전에 봉쇄할 수 있다.

약 주는 곰팡이
곰팡이는 각종 비타민이나 색소, 그리고 효소를 분비함으로써 사람이 먹는 음식의 맛과 영양가를 더욱 높인다.

󰂎 장 맛 보다는 곰팡이 맛
잘 뜨지 않은(곰팡이가 잘 피지 않은) 메주를 써서 만든 간장은 맛이 없고 된장 또한 감칠맛이 안 난다. 한국의 된장은 콩을 푹 삶은 후 여기에 공기중의 곰팡이를 자연적으로 붙게 하든지 또는 특정 곰팡이를 인공적으로 접종시켜 콩을 미생물학적으로 가공한 발효식품이다.
메주에서 자라는 곰팡이는 콩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분비해 단백질 덩어리를 아미노산으로 쪼갠다. 이 때문에 곰팡이가 잘 핀 메주가 장맛을 좌우하게 된다.
술도 곰팡이만이 가진 독점기술로 만들어진다. 와인이나 동동주, 청주 등의 주류는 모두 곰팡이의 ‘발효’ 생리를 이용해 만든 음료이다.
막걸리나 청주의 경우를 살펴보자. 쌀에는 포도당의 원료인 전분(녹말)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술을 담글 때 우선 전분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흔히 쌀을 증기로 찐 다음 여기에 누룩곰팡이를 접종하면 전분은 포도당으로 변한다. 여기에 효모라는 곰팡이를 가하면 알코올 발효가 시작된다.

󰂎 단백질을 공급하는 곰팡이
현재 지구에서 가장 부족한 영양소를 꼽으라면 우선적으로 단백질을 들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이문제의 해결책이 곰팡이로부터 제시 됐다. 아미노산을 구 성하는 주요 원소는 질소와 탄소다. 그런데 많은 곰팡이들이 질소와 탄소를 먹이로 삼아 수를 불려 나가고 있다. 따라서 이런 곰팡이는 그 자체로 풍부 한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는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다.

󰂎 페니실린의 후예들
1929년 어느날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은 병원성 미생물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미생물을 배양한 접시에 푸른 곰팡이가 떨어져 있었는데, 그 주위에 다른 병원균이 전혀 자라지 못했다.
플레밍은 푸른 곰팡이가 병원균이 자라나지 못하게 하는 어떤 물질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로 항생제 페니실린을 찾아낸 순간이었다.
푸른 곰팡이에 이어 발견된 항생제 생산 곰팡이 제2인자는 페니실린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세팔로스포린을 생산한다. 현재 이 두 가지 항생물질은 연 매출 1백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품목으로 떠올랐다.
동맥경화와 같이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싸여 혈액의 흐름을 억제하는 고지혈증의 경우 이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약제(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를 곰팡이가 생산해낸다.
‘20세기 신비의 약’이라 불리는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도 곰팡이가 생산한다. 신장, 간, 심장, 각막, 그리고 골수 등의 장기를 이식할 때 인체에서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외부 장기를 거부하는 면역작용을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겨울에는 곤충 몸 속에서 살다가 여름에 곤충의 몸을 뚫고 나와 풀처럼 돋아 나오는 곰팡이인 동충하초균은 사람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키고, 암억제 효과가 발견됐을 뿐 아니라 마약 중독자에게 해독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특히 호흡기 계통의 질환에 특효라고 알려져 있으며 사람의 자연 치유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심한 운동으로 체력 소모가 많을 때 회복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동충하초의 또 다른 중요성은 생태계와 사람 모두에게 적은 부작용을 일이키면서 곤충에게 병을 일으킨다는 동충하초 본래의 성질을 이용해 해충을 없애는 일까지 도맡아 생물학적 방충제 열할을 한다.
최근에는 곰팡이가 직접 만들어내는 물질에 만족하지 않고 곰팡이에 첨단 유전공학기법을 가해 사람에게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즉 인체에서 아주 미량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나 성장인자, 그리고 생리조절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곰팡이의 유전자에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곰팡이가 그런 물질들을 생산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의 대상이 되는 곰팡이로는 주로 효모가 이용된다.


별난 곰팡이
일반적으로 곰팡이는 주요 먹이인 유기물질(탄소화합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잘 자라는 생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자연계의 특수한 환경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곰팡이들이 적지 않다.

󰂎 인간의 문화에 적응한 곰팡이
고목이나 울타리의 나무기둥과 같이 오래된 야외의 목재구조물에 버섯이 피는 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목재를 부패시키는 곰팡이를 ‘목재 부후균’이라 부른다. 이 곰팡이 때문에 전신주나 건축재가 대개 몇 년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다.
보통 곰팡이는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와 리그닌 중 어느 하나를 분해할 수 있다 셀룰로오스 성분만을 분해하는 경우 목재는 갈색을 띠고, 리그닌만을 분해할 때는 목재가 흰색을 띤다.
곰팡이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펄프공정의 폐수에 포함된 리그닌을 제거하기 위해 리그닌만을 선별적으로 분해하는 곰팡이를 처리과정에 도입시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건조한 목재에 잘 기생하는 곰팡이의 일종은 건물 외의 다른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랜 세월을 거쳐 인간의 문화에 잘 적응해 온 곰팡이인 셈이다.

󰂎 삼림 보존에 도움을 주는 곰팡이
한편 식물에 기생해서 일방적으로 영양분을 뺏어오는 대신 식물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곰팡이도 있다. 송이버섯이 이런 종류의 대표적인 곰팡이다.
곰팡이(송이버섯)는 흙 속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균사를 통해 무기질 영양소(인, 칼슘, 유황 등)를 흡수한 후 이를 식물의 뿌리에 전달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생산한 탄수화물을 곰팡이에게 공급한다. 서로 필요한 영양분을 주고받는 공생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이런 곰팡이를 소나무에 접종한 결과 곁뿌리 생장이 2백배 이상 촉진됐다.
이러한 곰팡이를 잘 활용하면 삼림 생태계를 보존하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 초식동물의 소화작용에 도움을 주는 곰팡이
고등동물과 공생하는 곰팡이도 있다. 사람을 비롯해 많은 동물들은 식물을 대량으로 섭취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고등동물은 식물의 주요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분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초식동물의 위장에는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막대한 수의 곰팡이들이 존재한다.
이 곰팡이는 셀룰로오스를 분해해 당분과 지방산, 그리고 아미노산과 같이 동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소로 전환시킨다. 또 이 과정에서 급속히 수가 늘어난 곰팡이의 일부는 동물의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동물에게 비타민과 아미노산을 공급한다.
사람의 경우 위장에는 이런 분해효소가 존재하지 않는 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김치의 셀룰로오스 성분은 소화되지 않는 상태로 배설된다. 하지만 셀룰로오스는 물리적으로 장의 표면을 자극해 배변을 원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결론(結論)
곰팡이는 천사와 악마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19세기 중반 아일랜드의 주식인 감자를 오염시켜 1백만명을 굶어죽게 만들고, 이제는 에이즈 환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존재로 알려지고 있다. 마약 중독이나 성적 문란이 점차 만연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생각해 보면 격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평소 주변을 청결히 관리하고 몸의 영양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면 곰팡이의 침입 기회를 사전에 봉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자원 부족이나 불치병처럼 인류가 풀어야 할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단서를 제공하므로 곰팡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로 재난은 방지하고 이점은 최대로 늘릴 수 있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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